다섯 달이나 월기를 안썼네?  작년 시월부터 생활 리듬이 급격히 망가졌다.  충무로 영화제가 9월 1일에 끝났는데도 정신을 못차렸다.  그렇게 집중적으로 일하다 그만두면 별거 안할 때 오히려 머리가 자주 아프다.  불규칙한 생활 속에 시월, 십일월, 십이월 구직활동을 했다.  12월 29일 부터 5주 동안 사회교육원에 다니다 1월 말에 시험을 봐서 2월 5일에 발표가 나고 일주일 연수를 받고, 일본에 갔다오고 계약하고 전자여학우 MT 다녀와서 3월 2일 첫출근을 했다.  (다섯달 치 월기는 이걸로 퉁친다.)

남을 해칠 목적이라곤 없이 자기 사정만 조금 고려했을 뿐인 몇몇 일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이런 폭력에는 정해진 한계도 없다.  이런 생각은 생활이 확 바뀌면 사라질 줄 알았다.  하루 나가놓고 나도 참.  집에 돌아와 가방을 툭 내려놓을 때는 잠들기 전까지 아무와도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으면서, 이내 방바닥에 널부러져있다 받은 동창의 안부 전화에 47분이나 목소리를 토했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은 20대 비정규직 여자고 또 뭐가 어떻고 저떻다는 사실을, 어떨 때는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상기시켜 준다.  오늘처럼 말이다.  결혼을 해 자녀가 있는 30대 후반~40대 초반 남성분이 초면에 내게 반말로, 근무 외적으로 사적인 일을 어이없는 조건으로 부탁했다.  내가 얕보였다는 건데, 기분 나쁜 것은 내가 그 분에게 얕보일 만한 일을 한 게 아무 것도 없다는거지. 

학교에서는 아이들 데리고 수업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