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윤은 집 근처 재개발 중이던 공가(空家)를 배회하다 발견한 필름 한 통에서 시작된 사진과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빈 집에 버려진 사진 앨범과 일기장을 발견한 그는 ‘경주’라는 공통된 공간을 발견한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이전 경주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평생 누구나 찾는 명소였다. 한 가족의 앨범에서 신혼여행, 가족여행, 수학여행까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경주의 풍경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장보윤은 그들의 사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가 하면 이름을 살짝 바꿔 일기를 적어 보여주기도 한다.

16분 분량의 ‘천년고도-영상2’에서는 35년간 경주에서 택시 기사로 근무한 중년 남성이 경주를 스쳐간 사람과 그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들려준다. 누군가의 추억 속 장소를 찬찬히 되짚어가는 장보윤은 예술가로서의 자괴감, 존재의 상실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최정원 학예연구원은 “장보윤이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는 등의 재현 행위는 작업에서 오는 절망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인용 문단 출처: 유니온프레스 전시리뷰

장소, 의미, 기록, 유기, 변형, 재현, 종이에 과슈로 ‘그려진’ 텍스트….  세범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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