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ㄱㅇㅎㅈ 제육덮밥 사건: 밥차가 오면 천막 아래에서 자율배식으로 식사를 했다.  어느날 식단에 제육덮밥이 있었는데, 다른 팀 어떤 분께서 밥만 떠오셔서 주변에 앉은 (모든 반찬을 골고루 가져온) 사람들이 왜 돼지고기를 가져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런 데서 일하면서 어떻게 고기를 먹어요?”  word to word로 복기하기엔 좀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저런 단어를 쓰셨는지 확신할 순 없지만 내용이 그랬다.  그분과 나는 모르는 사이라 뭐라 말은 못했지만, 그분의 한마디에 제육덮밥을 맛있게 먹고있던 나는 식욕을 단박에 잃고 말았다.  이 일을 계기로 채식에 대한 견해가 생기기도 전에 채식하는 태도에 대한 고민이 먼저 들었다.

*유난을 떤다?:

에릭 로메르의 녹색광선에서 델핀은 휴가를 맞아 친구의 휴가에 합류하게 되고, 거기서 “자, 여기 고기 마이 먹어”하는 친구의 지인들에게 “전 고기 안먹어요”라고 말을 해야 하는 상황.  “왜 고기를 먹지 않니?”, “그럼 식물은 어떻게 먹냐?”라고 물으며 그럼 이거나 먹으라고 꽃을 내미는 사람들, 델핀한테 너무한다.  그렇지만 델핀도 비채식주의자들에게 만만치않게 너무한다.  그게 이 씬의 포인트인 것 같다.  (자막 있는 영상을 못찾았네ㅠ)  채식이 ‘유난 떠는 일’이 될 필요는 없다.  남이사 뭘 먹든 너무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할까?  아무리 앞에 놓인 각자의 음식을 먹기로소니 공간, 시간, 이야기를 공유하며 ‘함께’ 식사하는 상대방이 먹는 음식에 무심해야 한다면 너무 정나미 없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서로의 의견을 잘 들어보려는 마음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느끼는 건데 참 관심과 간섭은 종이 한 장 차이더라….

*피할 수 없어:  비육식도 쉽지 않다 – 명동칼국수, 알고보니 닭육수로 우려낸 것.  파스타도 육수로 삶고 종종 골라낼 수도 없는 베이컨 가루가 섞여있기도 하다.  스타벅스에서는 우유가 든 모든 카페 음료에서 우유를 두유로 바꿀 수 있지만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든 커피와 함께 먹을, 육류/해산물이 들어가지 않은 샌드위치 메뉴는 없다.  또, “내가 고기 사줄게!” / “고기 먹으러 가자!” 등이 뭔가 맛있고 비싼 턱을 일컫는 관용적 표현인 문화다.  친구네 랩 교수님께서는 밖에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회식 등 고기를 피하기 어려운 자리가 많기 때문에 집에서는 꼭 채식을 하신다고 했다.  교수님 입장에서 실현 가능하고 적절한 계획인 것 같다.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먹고 싶은 것, 먹지 않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 더 좋겠다.

*채식 만렙?:  비건 중에 락토오보나 페스코를 자신보다 하수 취급하는 사람도 봤다.  ㅎㅎㅎ  난 그런 사람보다 그냥 고기 몇 점 먹고 착하게 사는 사람이 좋다.  자신이 채식을 하건 말건 함께 식사할 곳을 고를 때 “고기 드세요?”라고 물어볼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사실 채식주의자의 단계를 나눠놓은 이유가 영양학적으로 어떤 것을 먼저 끊는 것이 몸에 큰 무리가 없는지 알려주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참고하면 되지 왜 그걸로 계급화하나?  가령…  나는 2년 전부터 닭고기를 안 먹는다.  닭을 끊고보니 소고기와 돼지고기에도 손이 잘 가지 않는 건 있지만 통상적 채식주의자를 분류하는 기준으로 볼 때 이건 페스코도 아니여 뭐도 아니여 걍 닭편식자 정도 된다.  계란이랑 해산물, 매우 좋아한다.  살다보니 내 식단이 페스코 식단이 되었다면 그렇게 먹으며 살면 되지 ‘난 이제 락토여야해’와 같은 강박에 시달리면 식생활이 괴로울 것 같다.  뜻이 있고 결심의 계기가 확실하면 제재는 스트레스가 아니다.  욕망을 참아서 실현하는 가치에서 쾌감을 느낀다면 모르겠다.

*Beyond 개인적인 입맛:

*먹을 땐 감사히 먹자.  장난치지 말자:  (혐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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