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과 내 몸을 그림으로 해서 그게 어떻게 남들에게도 가치있을 수 있나 고민하는 과정에서 답이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꾸 답을 그럴싸하게 연출하고 있지는 않나 싶어 절망스럽다.  그리다보면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일단 시작한 지금 내가 손대고 있는 자화상 이미지북이 (supposedly) 이번주에 더미북을 뽑도록 날짜는 박혀있는데 작업에 내 전부가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지가 않아서 하는 중간중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삼백 번은 한 것 같다.  ‘일부’가 들어있는 것은 확실한데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다시 하고 싶다’와 ‘완성하고 싶다’가 계속 밀당하다가 금요일이 되면 내 손에 어떤 더미북을 들고있을지?  참 남의 이야기처럼 말하고 있는데 정작 이 프로젝트의 소재가 ‘나’임….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남의 입으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선생님은 지난 주에 나의 사적인 기호가 아니라 의식적 문제를 건드리는 것까지 객관화시켜야 한다고 하셨다.  ‘그 사람만의 문제인가?’를 따져보라고.  개인의 상황이 전체적 상황을 대변할 수 있는, 어떤 public issue를 건드려야 한다고.  책을 펴내는 것은 책 내용 안에 객관적 대표성이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고.  나는 너무 관념론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그럴 경우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지만 또 헤맬 수 있다고.  그리고 선생님은 또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보다 [선택한 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지만 이 생각에는 아직 완벽하게 동의하지는 못하겠다.  지금은 내가 제시할 몇 가지의 이미지를 가지고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게 될 것인지에 더 집중해서 바짝 달려야겠다.  꼭 완성하겠다.

back.  저 위에 있는 수많은 자화상들은 나한테 어떤 가치를 지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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