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을 베고 잠든 밤, 꿈에서 손등을 베였다.  피가 아슬아슬한 장력으로 상처 위에 얹혀서 흐르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그 안으로 어디서 나타난 플라나리아 같은 생물 한 마리가 고물고물 들어가서 아무리 빼내려 해도 잡히지가 않았다.  다른 손으로 요 손 상처 근처를 두드리고 간지럽혀도 자꾸 안으로 들어가기만 했다.  손바닥으로 나올 정도로 깊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손등 피부 바로 아래로만 천천히 지나다녔다.  빛에 비추어보면 겉에서도 이 생물의 경로가 보였다.  일정한 방향은 없었다.  자주색 선이 이리저리 생기는 걸 바라보다 갑자기 꿈이 끝났다.

꿈이 끝난지 한참 지나서 잠에서 깼다.  누운 채로, 손 씻을 때처럼 손을 만져봤다.  짧고 뜨겁고 손톱이 없고 부드럽다.  눈 감고 왼손가락으로 오른손등 핏줄 갯수를 정확히 셀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어디에서 어떤 사람들과 함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요즘 들어 시간이 뛰다 서다 한다.  유월 중순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야 하는 일정.  웃을 용기를 내서 자야겠다.

마, 개꿈 얘긴 됐고 오늘 전준우 유니폼 속에 빠진 야구공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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