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아까 잔다고 안녕히- 인사하고 눕기 직전까지는 정말 졸렸는데.  벌떡 몸을 일으키고 아빠다리하고 앉아 한 5분 정도 의식적으로 숨쉬기 했다.  자다 한 대 맞은 기분인데 이 기분이 정말 좋다. 

음? 

음.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초등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어떤 인간들이고
무엇을 하고 싶고
예전에 나를 조금 더 속상하게 했던 말들은 무엇인지
주중에는 퇴근하고 뭘 하는지
어쩌다 영화제 일을 하게 되었는지
학교는 왜 6년 동안 다녔는지
왜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지,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인지
그리고 나는 보고싶으면 보고싶다고 말하는 사람인지
등등등

직간접적인 질문에 반응하면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내가 남을 만나 내 이야기를 하는 내 모습이 그렇게 겸연쩍으면서 동시에 내가 겪은 어떤 일(또는 나 자신)에 대해 즉흥적으로 간추리는 모습이 신기해 머릿속으로 며칠 동안의 나를 반복재생했다.  아주 평화롭고 자극적인 즐거움에 실체가 있다.  커피도 좋아한다고 한다.  주말 내내 안개가 선물한 탁하고 묘한 안정감도 마음에 들었지만 오늘 해가 지기 직전 빠르게 움직이는 회색 구름을 봤을 때도 웃음이 났다.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하하. 

아.  오늘 3학년 어린이들이 2박 3일로 영어 마을에 가버려서 수업이 없었다.  같이 안가냐고 매달리고 뒤에서 어흥 하고 간지럼 태우던 아이들은 오늘 거기 가서 내 생각 했을까나~  나 지금 허전해서 배가 고픈건가?  지금쯤 다들 코 자고 있겠네.

나도 정말정말 자야지.  ;->  응, 좋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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