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으로 창덕궁에 다녀왔다.  궁은 의외로 토토로가 나올 것 같은 숲속에 있었다.  왕이 산책하던 곳, 왕이 공부하던 곳, 왕이 휴식을 취하던 곳, 왕이 쓴 현판, 왕이 왕의 걸음걸이를 익히던 징검돌, 왕이 내려다보던 연못, 왕이 드실 음식을 준비하던 곳, 왕이 왕의 어머니 회갑연을 베풀어 드리던 곳, 말들이 묶여있던 곳, 불을 때던 아궁이….  몇 세기 후에 (예약을 한 사람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왕이 몸을 기댔을 난간에 기대고 연꽃이 떠있는 못을 보았다.  뒤돌아보면 세자가 서있는거 아닌가?  이런 상상을 했다.

여러 건축 양식만큼 인상깊었던 것은 하늘을 예쁘게 덮은 나뭇가지였다.  수령이 몇 백년은 될 소나무, 잣나무, 떡갈나무, 도토리나무, 상수리나무, 단풍나무 – 알아볼 수 있는 나무는 딱 여기까지다 – 등등이 넓고 높게 퍼져있는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아오리 두 개 씻어가 맛있게 먹었다.  문화재 설명해주시는 분을 보는데 자꾸 문소리가 떠올랐다.  남자분이었는데.  마이크가 탐났다.  2학기 때는 나도 하나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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