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베그린 회사 사람들이 예매한 공연인데 베이베그린이 야근으로 못간다 하여 공연 시작 두 시간 전에 연락을 받고 장충동으로 갔다.  영어 캠프 마지막 날이라 교실 대청소를 했다.  종이컵에 담가 기르던(건성건성 수경재배) 식물이 교과실에 하나 있어 어떡하나 고민이었다.  3주 동안 와서 물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고민하다 결국 한 손에 들고 막 자물쇠로 문을 잠그던 참이었다.  처음 뵌 친구네 회사 사람들 네 분을 만나 공연장에 들어갔다.  크고 둥근 안경을 쓰신 생머리 여자분, 귀여운 삼각김밥 머리에 바닷가 복장이 시원했던 여자분, 어쩌다 한가운데에 앉아버린 나, 전화를 걸어 연락을 드린 – 쾌활하신 젬베 플레이어 –  여자분, 명랑 만화 여자 주인공의 베스트 프렌드처럼 생기신 파마머리 남자분.  이렇게 쭈루룩 앉아서 봤다.  그 와중에 물이 출렁출렁 넘칠 것 같은 화분은 의자 밑에 조심조심 내려놓고.  친구 회사 동료분들께 나 무슨 풀덕후처럼 보였으면 어떡하지.  ioi  이분들은 금요일마다 한강에 모여 자전거를 타고 우쿨렐레를 배운다고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이렇게 마음이 맞고 같이 놀기까지 하다니.  흔치 않은 행운을 공유하는 이 사람들이 부러웠다.

공연은 전체적으로 흥겨운, 위 포스터 분위기의 공연이었다.  즐겁고 편한 음악이 가득했다.  저의 방학을 이렇게 하와이 풍으로 축하해주셔서 흐뭇하군요.  알로하~

그런데 이틀 밖에 안하는 첫 단독 공연의 첫째 날이면서 뮤지션들은 꼭 열흘 째 공연 하듯 하던데.  첫 곡 시작하자마자 잠시 보컬 마이크가 안나왔고, 누구나 아는 곡 커버인데 가사 보고 읽고, 왜 보고 부르는지 또 설명하고, 자기들끼리 웃다가 노래 놓치고.  각각의 뮤지션들과 우쿨렐레 피크닉 친구들이 즐기기엔 인간적이고 재밌는 공연이었겠지만 나처럼 이 사람들 노래가 어떨지 들어보고 싶어 기대하고 간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그 사람들이랑 같이 신나게 연주를 하는 거였으면 모를까, 나는 우쿨렐레가 궁금했는데( 뒷줄에 계신 이병훈 씨랑 이태원 차인표 씨가 앞줄에 앉아야 했던거 아닌가?).  우쿨렐레 피크닉이 “우쿨렐레”를 앞세운 그룹이라면 sleigh ride, new york new york 같은 노래에 우쿨렐레를 얹는 것보다는, 우쿨렐레가 주인공인 곡을 앞으로 많이 만들어 들려주길.  10년 후에 10집 앨범 나와있을 거라고 말한거 내가 다 기억하고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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