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울어?  아아, 소진이는 콩쥐 하고 싶은데 희현이도 콩쥐가 하고 싶대?  한 모둠에 네 명이고 역할이 네 개니까 한 사람이 한 역할씩 맡으면 딱 맞겠다, 그치?  그럼 가위 바위 보 하자.  가위 바위 보!  소진이가 졌으니까 너는 두꺼비, 희현이가 콩쥐 하는거다,  응?  뚝!  소진아, 소진이가 두꺼비 역할을 한다고 해서 진짜로 두꺼비가 되는 건 아니야.  윤수도 마찬가지로 검은 소 역할 한다고 해서 소가 되는 것도 아니구.  두꺼비나 소나 참새는 각각 하는 말도 다 똑같아서 뭘 맡든지간에 아무 차이가 없어!  콩쥐한테 선물을 주면서 “Happy birthday, 콩쥐!  This is for you”라고 말하는 거거든.  봐봐.  콩쥐는 그냥 “Thank you”라고만 해서 재미가 없다니까.  안한다구?  안하는 건 없고, 다 같이 참여하는 데에 의의가 있는 거야.  가위 바위 보로 정하기로 했으면 결과를 따라야 하는거지?  응?  아니야?  응?  …  자 자 얘들아, 만약 너희 모둠에 롤 플레이를 하기 싫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나머지 친구들이 잘 설득해서 잠시 후에 조별로 앞에 나와 롤 플레이 할 때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없도록 하세요.  알았죠?  선생님이 지금 뭐라고 했죠?  응?  누가 운다구? 

(버럭) 야-!  나도 지금 영어 선생님이라는 롤을 플레이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아까 두꺼비나 소 하기 싫다고 했던 사람 손 들어봐.  나는 영어 선생님 역할을 하고 싶을까?  어떨 것 같니?: 이렇게 된 건 전적으로 나의 경험/인내심/전략 부족 탓이다.  이성을 잃었다.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저렇게 말하면 안되는 거였다.  물론 아이들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을 들으려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에는 도저히 어떻게 설득을 해서 롤 플레이를 진행시킬지 막막했다.  ‘하기 싫어도 하는 예’를 들어주려다 저렇게 되어버렸다.  나는 이제 지금 하고 있는 롤 플레이에다가 하기 싫어하지 않는 척까지 추가로 플레이해야 한다.  미칠 것 같다.  차라리 진짜로 미쳐버리는 게 나을까?  아이들 앞에서 겪어야 하는 실패가 앞으로도 많이 남았겠지…  속력보다는 방향이 문제다.  조금만 더 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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