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해 용의자가 체포/구속되면서 요즘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상을 부각시는 데에 그치는 기사들이 많이 나와 마음이 좋지 않다.

영화 Revolutionary RoadRichard Yates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등장인물은 Frank와 April 부부, Givings 내외, 옆집 이웃이다.  여배우로 성공하고 싶었던, 아니다 최소한 지금처럼 살고싶지는 않았던 April은, 원하지 않는 셋째 아이를 가지게 된다.  Frank 역시 지금같은 삶이 꿈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아내와 두 아이를 위해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에 그냥저냥 다니고 있다.

Frank는 직장과 아내와 현재 생활과 자신의 꿈에 대해 갈팡질팡하며 이중적인 감정을 끌어안고 참으면서 살아간다.  원하던 일은 아니지만 우연히 이룬 성과로 승진하게 된 것도 기쁘고, 사랑해서 결혼한 아내와 죽일 듯이 싸우다가도 집밖으로 뛰쳐나간 April을 따라 뛰어갈 수밖에 없고, 비서를 꼬실 때는 그렇게 징그럽게 굴다가 자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얼굴이다.  이렇게 관계를 맺는 모든 대상과 전혀 일관성이 없으면 나같으면 벌써 미쳤을 것 같다.  Frank도 이런 생활을, 거기다 점점 심해지는 April과의 갈등까지 계속 참을수 있는 그릇은 아니다.

부부의 갈등과 절망을 보기 전에 먼저  April은, 희망적이지만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 현실적이지는 않은 계획(Frank가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 모두 프랑스 파리로 이사를 가서 Frank는 진짜로 하고싶은 일을 찾아보는 동안, April이 비서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면 된다는 계획)을 Frank에게 설득시켜 Revolutionary Road(지금 살고 있는 집이 있는 길 이름)를 벗어날 생각에 들떠있었다.  하지만 Frank는 셋째 아이의 출산과 승진을 이유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고, 가족이 파리로 가려던 계획은 취소된다.  절망한 April은 더더욱 셋째 아이를 낙태하고 싶어하고 Frank는 그런 April이 엄마도 아니라며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영화는 극단적인 비극으로 치닫는다.  만약 그 결말이 아니었다면 그러한 갈등 상태와 이해 불가능한데서 오는 분노와 슬픔, 실망, 좌절과 절망을 Frank와 April이 짊어지고 살아야했겠지.  내가 April이었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까?  그건 아닐지 모르겠지만 April과 Frank의 삶과 같은 인생을 오래 지속하는 건 불가능해보인다.  가능하다면 더 슬플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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