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시작한 이천팔년 구월이었다.  core와 아주 단순한 원칙에 대한 고민.  추석을 지내고 반팔 위에 무언가를 걸치기 시작했으며,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랐던 일 들을 할 수 없었던 적이 많았다.  20일 즈음해서 몹시 아팠다.  백마 탄 전복죽과 왕자님이 구해주었다.  못 간 결혼식이 하나 있고.  할머니가 병원에 계시게 되었다.  엄마에게 화가 났다고 수첩에 적어 놓았지만 무슨 일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꼭꼭 껴안아 따끈따끈 할 때 하고픈 말소리에 맞춰서 등 두드리기.  구월의 마지막 날에는 삼청동에 산책하러 갔다가 신현준을 봤더랬다.  그리고나서 강일이가 백화점 사은품으로 받은 싸구려 와인 콜크 마개를 과도와 젓가락으로 따다가 콜크가 병 속으로 들어가서 국수 거르는 망에 걸러서 마셨다.  역시 너는 호모 파베르, 하며 치즈를 잘라서 한입, 한모금, 한입, 한모금, 한입…  그러면서 끝말잇기, 제로, 묵찌빠를 했다. 

눈을 떠보니 10월의 몇 시간이 지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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