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백화점 지하에서 장 봐와서 만들어 먹기도 했다.  파스타, 굴 소스 버섯 볶음, 예전에는 된장 찌개, 김치 찌개, 빠다 간장 비빔밥…  오오, 만들어 먹었던 때가 있었지, 할 정도로 요즈음은 바쁜 것이 아쉽다.  개천절에는 서울대공원에 있는 동물원에 김밥 들고 가서 기린을 만났다.  많이 걷고 많이 이야기하고 바람도 좋았다.  13일에서 14일이 되는 순간 – 0시 0분에 볼에 뽀뽀를 쪽 하며 “우리 이백일 축하해”.  너: 너하고 내가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나: 그게 무슨 말이야?  너: 항상 같이 있으면 좋겠다구. 

영어 화용론 조모임 하느라 며칠을 밤을 샜는지 모른다.  LOST를 보며 화법에 맞는 예문을 찾는 것인데, 맥락 의존적 예문의 경우 대본만 봐서는 알 수가 없어서 평소에는 보지도 않던 미드 화면과 스크립트를 붙들고 있었다.  LOST는 따로 포스팅을 하려고 하는데…  주인공들이 섬에 갇혀 있다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일상적 대화가 별로 없어서 예문을 찾는 데 고생을 했다.  Ruuuun!  Did you see it, too?  What?  season 2 정도까지는 대부분이 저런 대사들이라. 

영문 복수전공 시작한 이래로 이번 달에 가장 많은 양의 텍스트를 읽었다.  곰곰히 비교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만큼.  자기암시가 끝이 없고 귀찮고 무서웠는데, 그중 무서운 감정이 제일 컸다.  신호 및 시스템 1차 시험에서 평균을 웃돌은 게 너무 좋아서 자다가도 웃은 적 있다, 솔직히.  잘하면 기분 좋은거구나, 정-말 오랜만에 든 생각.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내가 공급할 노동의 가치,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요소, 능력, 시간, 강점과 약점, motivation – 이런 뜬구름들이 대체 무엇인지 나만의 방향을 잡으려고 애썼다.  계속 애써야겠지…  든든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자신감의 원천?  믿음의 근거와 정당화.  확실하고 의심할 필요 없는 무엇.  걱정에 대한 걱정.  각종 취업설명회를 오고갔다.

촘스키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체제 순응형 인간이 된 지성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무비판적으로 체제에 순응하면서 사는 인간이 될 생각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지성인들이 왜 그렇게 될까?  체제의 전략과 개인의 게으름이 결합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의해야지.  아침형 인간으로 생활 패턴을 바꿔보려다가 한 며칠 5시 반에 일어나서 기뻐하며 새사람이 된 줄 알았으나, 낮잠 한번에 다시 어정쩡한 무패턴 인간으로 돌아갔다.  평생 안사던 실용서를 대량 충동구매 했고, 재밌는 것도 몇 가지 발견했다.  시월의 마지막 날에는 현대미국문학회 세미나에서 핏츠제럴드의 Tender is the Night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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