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은 대화에서 A가 말한 것의 문자적 의미는 무엇인가?  또한 정상적인 경우 A가 의도한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1)과 (2)에서 B의 대답은 적절한 것인가?  그 이유는 무엇이며, 적절하지 않다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는가?  (1B)의 대답이 (2B)의 대답보다 더 정확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있다면/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1) A:  Can you tell me the time?

     B:  Yes, I can.  [그리고는 아무 말이나 행동이 없었음]

(2) A:  Can you tell me the time?

     B:  Well, the MBC News Desk has just begun.

* * * * *

A가 말한 것의 문자적 의미는 “나에게 지금 시각이 몇 시인지 말할 수 있니?”이며 정상적인 경우 A가 의도한 의미는 “지금 몇 시야?”이다.  문자적 의미만을 고려하면 A는 B가 시간을 말할 수 있는지(can)를 물은 것이므로 ‘말할 수 있다’고 대답한 (1)의 경우 정확한 대답을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 대화에서 A처럼 말했다면 대부분의 경우 A가 궁금해하는 것은 B가 몇 시인지 알려줄 수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몇 시’인지와 같은 시간적 정보였을 것이다.  대화의 목적과 흐름을 고려하여 그것이 요구하는 대로 알맞게 말을 해야 하나, (1B)는 Cooperative Principle에 어긋나는 대답을 준 셈이다.  (1B)가 만약 시간을 알려주기 싫은 함축을 담은 고의적 flouting일 수도 있다.  격률을 이처럼 고의로 어겨 발화 이면의 숨어 있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강일이가 신행이로부터 지우개를 빌려달라는 뜻으로 “지우개 있어?”라고 물어봤을 때, 신행이는 지우개가 있긴 있지만 강일이에게 별로 빌려주고 싶지 않아서 그 마음을 담아, 물음에 “응, 있어” 라고만 대답하고 가만히 있는 경우이다.

(2)에서 B는 시간적 정보를 주는 방법에 있어서 직접 그 시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을 추측할 만한 간접적 정보를 주고 있다.  “MBC 뉴스 데스크가 지금 막 시작했어”라는 말은 A가 MBC 뉴스 데스크의 시작 시각을 알고 있어야만 정보적이다.  모른다면 (2)의 대화에서 A는 (1)에서 들은 대답과 마찬가지로 질문의 대답을 듣지 못한 셈이 된다.  MBC 뉴스 데스크는 저녁 9시에 시작한다는 사실을 A와 B 모두 서로 잘 알고 있다면 시간을 물어보고 답하는 대화에서 그러한 배경 지식을 충분히 활용해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1B)의 대답은 (2B)의 대답보다 정확하기는 하지만 의도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일상적 대화로 부적절하다.  아래는 영화 Mozart and the Whale(2005)에서 Wallace와 Donald가 나누는 대화의 일부이다.  Donald는 (1B)처럼 대답해서 사회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

Wallace: After everything she told me, and checking on your excellent record in college, I’m wondering why you choose to drive a taxi for a living.

Donald Morton: At my interview with IBM after I graduated college, they asked me what my plans were, and I said, “Probably go to McDonalds for a 12-piece McNugget and two cheeseburgers, and then do my laundry.”

Wallace: Did they laugh, at least?

Donald Morton: They smiled and said they’d call me. They did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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